안다고 우쭐할 것도 없고
알았다고 깔깔거릴 것도 없고
낄낄거릴 것도 없고
너무 배부를 것도 없고,
안다고 알았다고
우주를 제 목소리로 채울 것도 없고
누구 죽일 궁리를 할 것도 없고
엉엉 울 것도 없다
뭐든지간에 하여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그게 활자의 모습으로 있거나
망막에 어른거리는 그림자거나
풀처럼 흔들리고 있거나
그 어떤 모습이거나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정현종 시인의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삶의 만족도는 아픔의 정도보다
그 아픔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지요.
조금 더 안다고 우쭐대거나
왜 나만 힘드냐고 투정하느라
안 그래도 사람으로 붐비는 삶을
더 지치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