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가
그리움도 잊은 채 흐릅니다
마음 안에서 치루던 싸움
휴전없이도 항복을 하고
잃고 싶지 않아도
떠난 그림자 잊기도 합니다
다시 만나자 언약 못해도
몸 안의 피는 다시 돌아오는데
우리의 숨을
멎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잡히지 않을 때일까
닿지 않아서일까
잊고 사는 것들이 슬프게 합니다
슬픈 것은 잊혀지지 않는데도 말여요
걸음은 원하지 않아도
발길은 허락도 없이
가슴따라 걸으며
잊혀져 가는 것들과
이렇게 슬픈 전쟁을 하며 사네요
지소영 님의 <잊고 사는 것들>
잊어도 되는 것들과기억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정작 잊어야 할 것들은 잊지 못하고
소중하게 기억해야할 것은 잊고 살아갑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어쩔 수 없이 잊혀져 가는 것들에 가슴저린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