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가 촌에서 구멍가게 하나 차렸는데
당최 이름 짓기가 어렵더라구 그래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이름을 뭐라고 지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봤지
근데 누가 뭐 그런 것으로 고민하느냐구 그냥 가게라구 하라구
퉁명스럽게 한 마디 던지더라구 뭐 그것도 좋을 것 같아서
바로 나무 간판 하나 달았지 달고 나서 보니 “그냥가게”도
그냥저냥 좋더라구 쓸데없이 거창하지도 않구 웃기 좋아하는
나처럼 편하기도 하구 그렇더라구 그건 그렇구
기왕 왔으니 뭐라도 사가야지? 왜 그냥 가게?
윤임수 시인의 <그냥 가게>
번화가에서 벗어나
한적한 뒷골목을 걷다 보면
가게주인은 어떤 모습일지가 그려지는
독특한 간판과 가게이름들이 있지요.
‘그냥 가게’처럼 웃음이 세어 나오는 간판을 보면
그냥 가라고 해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거 같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