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중간쯤에서
늘
젖은 채로 걸리는 이름 하나
살아온 날만큼
오래 묵은 체증으로 남아 있다
사는 일이 쓸쓸할 때
염증처럼 도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만성 체증으로 시달리는 명치 끝
불현듯
산다는 것이
아픔 안쪽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곁에 두고 있지 않아도
삶 속 영원한 세레나데라고
흐린 오늘
길 옆 카페에 앉아
흑백사진같은 추억 배경으로 놓고
와인 한 잔 넘겨 체증을 달랜다
눅눅한 바람이
낮선 포구의 눈발처럼 우우 불어 온다
금방 덥혀질 것 같지 않는
외짝 가슴으로
정국희 시인의 <카페에서>
가슴에 그리움 하나 없었다면
이 가을이 참 얼마나 허전했을까...
어린 시절 살던 나의 집,
지금은 연락이 끊겨버린 친구,
이따금 생각나는 옛 사랑처럼
생각하면 아련해지는 추억이 있어
그래도 행복한 저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