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8 (화) 아직과 이미 사이
저녁스케치
20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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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흙과 뿌리를 보살피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로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박노해 시인의 <아직과 이미 사이>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을 갈망하며
이미 갖고 있는 것들을 잊고 사는 건 아닌가..
손에 쥔 것들은 내동댕이친 채
잡히지 것들에만 손을 뻗다보면
결국 모든 것을 놓쳐버리고 말죠.
이미 와버린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사람이
아직 오지 않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