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
몇장의 편지를 쓰자
찬물에 머리를 감고
겨울을 나는 법을 이야기 하자
가난한 시인의 새벽 노래 하나쯤 떠올리고
눅눅한 가슴에 꽃씨를 심자
우린 너무 '나쁜 습관' 처럼 살아왔어
아무리 빨리 달려가도
길은 끝나지 않는데
늘 채워두는 것만큼 불쌍한 일이 어디있어
이제 숨을 좀 돌리고
다시 생각해보자
큰 것만을 그리노라
소중한 작은 것들을 잃어온 건 아닌지
길은 길과 이어져 서로 만나고
작은 것들의 바로 곁에 큰 것이 서 있는데
우린 바보같이 먼 데만 바라봤어
사람 하나를 만나는 일이 바로
온 세상을 만나는 일인데
조그만 나무 한 그루가
온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데
우린 참 멍청했어
술잔에 흐르는 맑은 도랑에 대해
왜 이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지
뭐
마주 앉을 시간마저 없었는걸
그래, 오늘은 우리
그리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자
겨울이 오기 전에.... .
백창우 님의 <겨울이 오기 전에>
겨울옷을 정리하고 창문에 두툼한 커튼 달며
주변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그 친구 몸은 좀 좋아졌는지...
어르신... 밥은 잘 챙겨 드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