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뿜는 보름달,
흘러오는 빛줄기를 잡고 올라서면
날아 가버린 지붕이 있다
눈자위 붉은빛이 지난 시간을 비춘다
묵은 달의 내음에 차오르는
풍경 저편
아침과 어둠이 밥 냄새로 깃드는 집
엄마의 쌀 씻는 소리와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뒤척이는 그곳이
달의 거리만큼이나 멀다
마음을 받아주며 내려오는 빛,
광속의 그림자는
내 가슴을 통과하고 창공으로 날아간다
푸른 천정 속 일렁이는 빛의 무늬는
창호지처럼 찢긴 지 이미 오래
변함없는 달의 행로,
나는
잊은 듯 잊히지 않은 빛들이
우주의 한 점에
둥글게 다져지는 것을 가만히 본다
성숙옥 시인의 <달빛을 기억하다>
보름달을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 추억,
부모님의 젊은 시절 모습도 떠오릅니다.
지금은 달과 지구의 거리만큼 먼 이야기가 됐지만
예나 지금이나 환한 보름달처럼
추억도 환하게 빛나게 하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