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 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 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뒤에 있다.
강은교 시인의 <사랑법>
꽃이 필 때를 기다려주고
지는 것 또한 바라만 봐주듯이
가장 좋은 사랑은 역설적이게도
‘덜 참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을 바꾸려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인정해주는 게 좋은 사랑이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