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7 (금) 모과
저녁스케치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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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살이 굳어지면
길이 된다

많이 밟힐수록
좋은 길이 된다

어머닌 굳은 손으로
뜨거운 냄비를 덥석 집어 올리나
난 아직 뜨거운 밥그릇 하나 들지 못한다

굳는다는 건
수많은 길들이 내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것

책상 위 모과가 굳어가면서
향기가 더 진해지고 있다

안명옥 시인의 <모과>


밝히고 밟혀서 단단해진 길,
험한 일을 하고 굳은살이 박인 어머니의 손,
굳어가면서 더 진한 향기를 내는 모과까지,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었기에 굳어버린 건지...
상처 없는 손과 발이 부끄럽게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