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늘 뒷줄에만 서 있었을까
누렇게 얼룩지고 빛바랜 흑백사진
눈부시게 터뜨려 주던 플래시 불빛과
좀체 터지지 않던 억지웃음들이
그땐 어쩌면 이렇게도 어정쩡한 자세였는지
앞선 자들에게 얼굴 가려지고
청춘이 반쪽으로 남은 사내
얼마나 더 뒤꿈치를 들고 견뎌야만 할까
세상의 뒷줄들은
이성복 님의 <단체사진>
단체사진을 찍을 때
키가 큰 사람들은 작은 사람들을 위해서
뒤에 서주는 배려가 필요하듯이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위해 배려해준다면
세상을 담은 사진이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