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추녀 밑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날 저물 때까지
그때는 할머니가 옆에
계셨는데
어머니도 계셨는데
어머니래도 젊고 이쁜
어머니가 계셨는데
그때는 내가 바라보는
흰 구름은 눈부셨는데
풀잎에 부서지는 바람은
속살이 파랗게
떨리기도 했는데
사람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길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달 떠 올 때까지
나태주 시인의 <추석 지나 저녁 때>
추석은 일 년에 한번 돌아오기에 그만큼 반가운 한편,
가족들의 변화를 더 깊게 실감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어머니의 깊어지는 주름이 더 마음 아프게 와 닿고
두 손으로 내 손 꼭 잡으며
누구보다 기쁘게 반겨주던 할머니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추석은 반가우면서도 가슴이 저린 그런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