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시인의 <국수가 먹고 싶다>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쌀랑해지면
속을 데우는 뜨끈한 음식들이 생각나지요.
풍요롭고도 쓸쓸한 가을저녁,
뜨끈한 국수 한 그릇이면
깊숙이 자리한 공허한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