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20 (화) 국수가 먹고 싶다
저녁스케치
2016.09.20
조회 408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시인의 <국수가 먹고 싶다>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쌀랑해지면
속을 데우는 뜨끈한 음식들이 생각나지요.
풍요롭고도 쓸쓸한 가을저녁,
뜨끈한 국수 한 그릇이면
깊숙이 자리한 공허한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