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가
문득 복권이 사고 싶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잠시 망설인다.
복권을 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긴 싫어
꾸욱 참고 가게 앞을 그냥 지나쳐 간다.
자꾸만 호주머니에 손이 가지만
아이에게 변명할 말들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내 행동을 이해하도록 설명해주어야 할만큼
아이가 자라고 나니
이제 나는
복권을 사고 싶은 나이,
참 쓸쓸하고 허전한 나이에 이르고 말았다.
박상천 시인의 <복권 가게 앞에서>
아이들은 무한히 꿈꿀 수 있지만
어른들은 꿈꿀 수 있는 폭이 정해져있지요.
그래서 복권을 사고 싶어지는 건지도요.
어쩌면 사람들은 가능성 희박한 일확천금보단
‘1등에 당첨된다면 뭐하지?’ 같은
꿈이나 희망을 품고 싶어서 복권을 사건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