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3 (토) 사랑
저녁스케치
201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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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세 식구 모여 나란히 자고 난 아침
지난 밤 잠결에 엄마 코 고는 소리 들었다고
신기한 듯 아이가 놀려댄다
낯선 여자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그럴 리 없다고 화들짝 놀랐지만
정말 그런 적 없었다는 남편의 옹호에
나도 모르게 얼굴 붉어지는데
그러나 엄마 곤한 잠 깨울까 모른 척했다는
내 아이의 말,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말
아침을 여는 새 소리보다 아름다운 그 말
나 여태 들어본 적 없었으니
이를테면 이것을 사랑이라 말하고 싶다
함께 자고 난 꽃무늬 이불 위에
지천으로 사랑 꽃피는 아침

정다혜 시인의 <사랑>


사랑은 추상적인 단어라서
말하고 보여주지 않으면 알 수 없지요.
“엄마 곤한 잠 깨울까 모른 척했어”라는 아이의 아름다운 말처럼
나를 감싸주는 말 한 마디,
배려해주는 말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사랑이 눈에 보이는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