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8 (목) 목수일 하면서는 즐거웠다
저녁스케치
20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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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오는 날
일하기엔 꿉꿉하지만 제끼기엔 아까운 날
한 공수 챙기러 공사장에 오른 사람들

딱딱딱 소리는 못질 소리
철그렁 소리는 형틀 바라시 소리
2인치 대못머리는 두 번에 박아야 하고
3인치 대못머리는 네 번에 박아야
답이 나오는 생활

손으로 일하지 않는 네가
머릿속에 쌓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허술한 것이냐고
한뜸 한뜸 손으로 쌓아가지 않은
어떤 높은 물질이 있느냐고
물렁해진 내 머리를
땅땅땅 치는 소리

송경동 시인의 <목수일 하면서는 즐거웠다>


목수 일을 하고서야 목수의 노고를 느끼게 된 시인처럼
머리로 생각하는 세상과 직접 경험한 세상은 많이 다르지만
누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우리는 모르는 것에서 더 쉽게 말한다고 말이죠.
내가 더 힘들다, 네가 뭘 아느냐
그 누구의 것도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