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보라 수도 없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르팍에 상채기를 새기며
제대로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하리라
요즘처럼 아주 작은 어린이용 자전거 말고
페달에 발끝이 닿지도 않는
아버지의 삼천리호 자전거를 훔쳐 타고서
오른쪽으로 넘어질 것 같으면 더욱 오른쪽으로 핸들을 기울여보라
왼쪽으로 넘어질 것 같으면 왼쪽으로 핸들을 더욱 기울여보라
그렇다고 어떻게야 되겠느냐
왼쪽 아니면 오른쪽밖에 없는 이 곤두박질 나라에서
수도 없이 넘어져보라
넘어지는 쪽으로 오히려 핸들을 기울여야 하는 이치를
자전거를 배우다보면 알게 되리라
넘어짐으로 익힌 균형감각으로
살아가는 이 땅의 아비들을 이해할 날도 있으리라
그러던 어느 날에사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아슬아슬한 균형으로
네가 아비가 되어 있으리라
복효근 시인의 <고전적인 자전거 타기>
자전거를 처음 탈 때는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틀면
더 세게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타다보면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틀어야
넘어지지 않는단 걸 알게 되죠.
인생도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야 합니다.
문제와 맞닥뜨리면 해결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죠.
균형만 잡으면 페달 밟는 건 문제도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