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읍내의 조그만 패스트푸드점
유난히 검은 얼굴의 엄마와
눈이 큰 아이들이
들뜬 마음으로 앉아있다
애들의 아빠는
차림표를 들여다보며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가리킨다
필리핀이나 베트남쯤에서
시집 온 듯 한 여자와 농촌의 남자는
그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오랜만에 외출을 나온 모양이다
주문을 마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재잘재잘
질문이 끊이질 않는 아이들
사투리 섞인 억양으로
또박또박 대답을 하는 엄마
넌지시 쳐다보는 아빠의 눈이
따뜻하다
오늘의 특별메뉴는 왕 돈가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얹어
달그락달그락
접시가 들썩인다
신해솔 님의 <왕 돈가스>
가장 행복한 자리는 가족의 곁인데도
아빠, 엄마는 집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고
아이는 자는 시간보다 학교나 학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지요.
그래서 주말이 오길 기다립니다.
가족이 가족의 곁에 돌아오는 선물 같은 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