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4 (토) 달빛
저녁스케치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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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나뭇가지에
차가운 빛깔로 몸을 숨긴 보름달이
새벽기도 올리러 가는 나를
부지런히 따라온다.

며칠 전만 해도 반쪽이었는데
잃어버린 조각을 어어붙이고
밤새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부드러운 빛으로 내 등을 떠민다.

플라타너스 잎마저 모두 떨어져
을씨년스러운 새벽 골목길에
누이처럼 복스러운 얼굴로
환하게 웃어주니 힘이 솟는다.

캄캄한 세상에 홀로 빛이 되어
어둠을 밝히는 삶은 고달파도
누군가에게 희망과 위로가 된다면
나도 달빛처럼 살고 싶다.

박인걸 시인의 <달빛>


세상 혼자인 듯 쓸쓸한 날이면
달빛이 친구가 되어주곤 하지요.
달빛은 슬픔의 눈물을 보석처럼 반짝이게 하고
은은한 달무리로 상처받은 마음을 다독이죠.
그렇게 달빛을 꼭 닮은 우리이길 바라봅니다.
처진 어깨를 다독이는 따스한 손길과
몹시 힘겨운 날 말없이 나란히 걸어주는
오랜 지기 같은 그런 다정한 달빛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