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7 (화) 상처에서 자라다
저녁스케치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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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생일선물로
제라늄 화분을 사놨는데
집이 좁은 탓인지
이리저리 걸리다 꽃핀 가지 하나가
그만 부러져버렸다
화분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생활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죄스럽기도 해서
묵직한 마음이 며칠이었던가
어느 날
부러진 자리에서 새잎이 난다고
아이가 소리치기에
한참을 그 잎새만 바라보았다
돌이켜보면 소용돌이 같은 상처에서 나는 자랐고
아물지 않은 흔적으로
세상에 맞서왔지만
말이 되지 못해 스스로 어두워진 상처가
지금도 용암처럼 넘쳐 나와
나를 만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
황규관 시인의 <상처에서 자라다>
아무리 큰 상처라 할지라도
때가 되면 새살이 돋아나고
그 흔적도 옅어지기 마련입니다.
사는 일이 먼저라 더러는
아물지 않은 채로 둔 것도 있지만,
그 또한 그런대로 견딜만해집니다.
그러니 상처받길 두려워하지 말아요.
우리 마음은 상처 속에서 자라고,
상처로 인해 성숙해지고 있으니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