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1 (월) 바보의 대답
저녁스케치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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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좀 재밌게 즐기며 살지 그래

나는 그저 말없이 웃었다
놀이에 몰입한 아이는 재미마저 잊는다고
정말 재밌게 사는 사람은 재미를 찾지 않는다고
즐거움은 그 자체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살아내는 길에 뒤따르는 부산물이라고

꽃씨를 아무리 파 보아도 꽃이 없듯
즐거움은 자신을 살아가는 순간 속에
돌아보면 절로 피어있는 것이라고

그래서 지금 행복하십니까

나는 또 말없이 웃는다
지금 완전히 나를 살아내 버리느라
나의 행복에 대해 관심 가져본 적 없다고
그래서 어떤 처지에서도
내가 불행하다고 느껴본 적 없다고

그저 제대로 울고 제대로 웃고
하루하루 더 나아진 내가 되길 바랄 뿐이라고,
진정 행복했는가는
마지막 순간에만 답할 수 있는 거라고

박노해 시인의 <바보의 대답>


사는 게 재밌냐고 묻지 말아요.
누구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삶을 즐기고 있으니까.

늘 행복하길 강요하지 말아요.
불행과 슬픔이 없다면 행복도 그저 그런 감정일 테니까.

그저 많이 웃으며 묵묵히, 조금은 바보처럼 살아가기로 해요.
행복은 그 누구보다 착한 바보를 제일 좋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