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5 (금) 벚꽃 잘 받았어요
저녁스케치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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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에 아픈 내가
꽃을 놓칠까봐
당신이 찍어 보내온 활짝 핀 벚꽃 영상

여린 꽃들 피어 무거운 가지 들어 올리는 저 힘
어디에서 왔나?
몇뼘 둘레와 몇자 키와 몇근 무게로 측정될 벚나무 속에
두근거리는 저 기운은

벚나무 형상 속, 벚나무 형상 너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그 무언가
꽃으로 밀려와
오늘은
당신과 섞었구나

활짝 핀 꽃나무 아래서는
마음 섞이는 일이
몸 섞는 일이구나

기운을 내요

전해오는 당신의 마음
향기로운 살을 받아먹는다

응, 기운 낼게요.

김선우 시인의 <벚꽃 잘 받았어요>


힘겨운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벚꽃이 미소 지으며 말을 건넵니다.

‘나처럼 웃어봐. 이젠 너의 시간이야.
시련 속에서 겹겹이 꽃잎을 만들었으니
머잖아 멋진 인생 꽃을 피울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다정한 말을 남기고선
흩날리며 우리에게 꽃길을 열어주는 벚꽃.
그 따스한 위로에 다시 힘을 내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