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비어 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 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는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 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 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 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 수 없는 일 늘어만 간다.
문정희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길 물어보기>
초심으로 돌아가자 다짐해도
잃어버린 초심을 찾는 건
내비게이션 없이 길을 찾는 것처럼 참으로 힘든 일이죠.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초심을
노력으로 지키는 사람은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