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3 (토) 은은함에 대하여
저녁스케치
20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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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아련한 향기가 스미어 있다
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살구꽃 위에 내린
맑고 환한 빛이 들어 있다
강물도 저녁햇살을 안고 천천히 내려갈 땐
은은하게 몸을 움직인다

달빛도 벌레를 재워주는 나뭇잎 위를 건너갈 때
은은한 걸음으로 간다
은은한 것들 아래서는 짐승도 순한 얼굴로 돌아온다
봄에 피는 꽃 중에는 은은한 꽃들이 많다
은은함이 강물이 되어 흘러가는 꽃길을 따라
우리의 남은 생도 그런 빛깔로 흘러갈 수 있다면
사랑하는 이의 손 잡고 은은하게 물들어갈 수 있다면

도종환 시인의 <은은함에 대하여>.


은은한 향기는 아련한 추억하고 닮았어요.
내내 풍기는 진한 향기가 아니라
이따금 코끝을 간질이는 그런 은은함은
가끔 떠올라 여운을 남기고 가는 추억하고 비슷하죠.
우리 걸어갈 앞으로의 날들도
이렇게 은은한 추억으로 그렇게 남을 수 있었으면 싶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