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가 주로 그러한데
경기 도중, 한 선수가 상대 선수와 부딪쳤을 때
무조건 아파 죽겠다는 표정부터 짓고 볼 일,
유리한 조건이 된다
내가 옹졸하여 당신을 화나게 했을 때도
되려 내가 아픈 시늉을 하면
이상하게도 정말 몸이 아파오고
그러면 당신은 재빨리 풀린다
이 정도는 재치 있는 몸의 말,
……지금은 몸이 좀 아파서……
라고 하면 누구나 촘촘하던 마음 비껴 길을 내준다
몸이 대우받는 일.
몸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그 때문에 몸은 스스로 회복한다
이규리 시인의 <지금 몸이 좀 아파서>
감기 같은 지나가는 아픔에도
몸은, 평소와 정반대의 모습을 하며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거처럼 바뀝니다.
몸을 바꿔놓은 아픔은 마음도 움직이죠.
아픈 이를 돌보다 새우잠으로 새벽을 맞고,
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도록 말이죠.
아프다는 건 대우 받고 싶다는 것,
누군가의 진심어린 관심이 필요하다는
몸의 하소연 같은 걸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