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오규원 시인의 <문득 잘못 살고 잇다는 생각이>
열대야 더운 틈사이로 불면의 밤이 이어지고
그 틈새로 쓸데없이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눈은 더욱 멀뚱멀뚱...
하지만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잘 하고 있다는 거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한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