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이근배 시인의 <살다가 보면>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나의 모습,
운명의 장난처럼 일어나는 일들,
컴컴한 터널 속을 걸을 때도 있지만
길이 아닌 곳에서 길이 나타나기도 하죠.
별의 별 일, 살다가 보면 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