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싱싱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딱딱하게 언 것은 부드럽게 녹여
나이에 알맞게 부풀려 먹는다.
고체가 액체가 되어 몸에 스민다
달고 맛있는 것은 이를 시리게 한다.
예쁘게 애교를 풍기는 아이스크림.
천천히 두 손으로 어루만져주면
모양 좋은 형용사가 얼굴을 열게 한다.
시원한 단어 위에 색을 뿌려 놓는다.
네가 남겨놓은 생애가 여기서 꽃핀다.
보이지 않는다고 못 만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맛으로 만나서 입술로 껴안는다
아담한 몸이 되어 뒤돌아보는 소멸의 맛.
마종기 시인의 <아이스크림>이란 시였습니다.
젊음과 아이스크림은 좀 닮아있는 거 같죠.
저마다 갖고 있는 맛도 다르고
예쁘고 화려한 색과 모양도 그렇구...
금방 녹아 사라져버리는 것까지...
하지만 가버린 젊음이라고 영영 사라진 건 아니에요.
청춘은 사람들의 가슴 한켠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기억으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