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5 (화) 내 앞에 비 내리고
저녁스케치
201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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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리고 아침에 내리고 낮을 거쳐 저녁에 또 내리는 비

내가 적막하다고 한마디 했더니 그래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계속 보여 주는구나

고맙다, 너희들 다 안아 주다가 나 늙어버리겠다 몇 줄기는 연 창으로 들어와

반절 내 손을 적신다 손을 적시는데 등이 따스하다

죽죽죽 줄줄줄 비는 엄마 심부름처럼 다른 사람에게는 내리지 않고 내 앞에

춤추듯 노래하듯 긴 영화를 돌리고 있다 엄마 한잔할 때 부르던 가락 닮았다

큰 소리도 아니고 추적추적 혼잣말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비

내가 이젠 됐다라고 말하려다 꿀꺽 삼킨다 저 움직이는 비바람이 뚝 그치는

그 다음의 고요를 나는 무엇이라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표현이 막막하다

신달자님의 <내 앞에 비 내리고> 였습니다.


온종일 내리는 비에
귓가엔 하루 종일 빗소리가 들려요.
쉴 세 없이 떠들어주는 비 덕분에
적막하지 않았던 오늘,
이 비 그친 뒤에 올 정적은
무엇으로 대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