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선수는 든다
비장하고 괴로운 얼굴로
숨을 끊고,
일단은 들어야 하지만
불끈, 들어올린 다음 부들부들
부동자세로 버티는 건
선수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희한하게
힘이 남아돌아도 절대로 더 버티는 법이 없다
모든 역도 선수들은 현명하다
내려놓는다
제 몸의 몇배나 되는 무게를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고
텅!
그것 참, 후련하게 잘 내려놓는다
저렇게 환한 얼굴로
이영광 시인의 <내려놓는다>
행복은 겸허하게 내려놓음에 있다는데
우리는 내려놓지 못해
고민하고 걱정하고, 불행해합니다.
현명한 역도선수들처럼
붙잡지 말고 텅! 하고 내려놓아야,
아무 것도 없는 빈손이어야
더 좋은 바벨을 손에 쥘 수 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