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진실은
그의 뒷모습에 있다.
그가 돌아섰을 때
그가 떠났을 때
그가 멀어졌을 때
그의 진실을 알게 된다.
말을 들어도 모른다.
얼굴을 보아도 모른다.
눈물을 흘려도 모른다.
서로 마주 보는 사이
우리는 너무 많이 알아 버렸다.
나를 감추는 방법을.
하지만 뒷모습은
순결한 미지의 땅이어서
그대로 드러난다.
뒷모습을 보라.
그러면 알게 된다.
그의 진실을.
정용철님의 <뒷모습>이라는 글이었습니다.
출근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크고 무거운 짐이 느껴지고
담담하게 이별을 고하던
연인의 뒷모습에서
후회와 씁쓸함을 봤을 때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는 걸 알았죠.
사랑은 그 사람의 뒷모습을 봐주는 거라던데
그 말은 아마
사랑하는 사람이 진 등에 진 짐을
알아봐주라는 뜻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