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어두운 실내에서
너는 창문처럼 나를 들여다보며
천천히 다가왔어
아가미로 숨 쉬듯
스틸 사진처럼 남아 있는 영원한 한 컷은
몸이 아니라 눈빛이지
빛을 뒤로한 네 눈 속에
아픔이 숨어 있었어
그 눈이 충분히 어두웠으므로
숨어 있기 좋았지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대하는가
그게 중요해
정점에서
가슴을 안을 것인가
등을 안을 것인가
빛을 보고 걸어갈 때와
빛을 등지고 걸어갈 때
어느 때가 더 슬픈지 궁금해.
권현형 시인의 <깎은 손톱의 안쪽>였습니다.
긴 손톱은 다른 사람을 할퀴게 하지만
살이 보일 정도로 바짝 깎은 손톱은
스스로 아플지언정
남에게 상처 입힐 일은 없죠.
손톱을 짧게 다듬는단 건
내 손을 잡아줄 사람에겐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다는
배려가 담긴 행동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