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5(수) 엄마의 런닝구
저녁스케치
2016.06.15
조회 336
작은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하게
뚫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만하게 뚫어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 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한다
엄마는 새 걸로 갈아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배한권 시인의 <엄마의 런닝구>였습니다.


빨랫줄 가장 구석진 곳,
볕이 들다 마는 자리엔
늘 엄마 옷이 걸려 있었습니다.
볕이 잘 드는 자리엔 가족들 빨래가 널리고
그렇게 남은 자리에서
가장 천천히, 가장 느리게 마르던 엄마의 빨래는
응달에서도 환히 웃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