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7 (화) 핵(核)
저녁스케치
2016.05.17
조회 341
많이 먹을 필요는 없어.
생선 한 마리라도 뼈까지 맛보렴.
그 편이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많이 읽을 필요는 없어.
한 권의 책이라도 책장이 뚫어질 때까지 읽어보렴.
그 편이 진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많이 사랑할 필요는 없어.
한 사람이라도 마음 구석구석 사랑해보렴.
그 편이 진짜 '사랑'을 느낄 수 있으니까.

가난한 나라의 넉넉한 사람들이
나에게 살며시 미소짓는다.

다카하시 야유무 시인의 <핵(核)> 이였습니다.



가난은 가진 것의 정도가 아니라
그것을 보는 관점이 결정하는 거 같아요.
누군가가 나를 가난하게 보면
나도 가난한 사람이 되고
누군가가 ‘너 정도면 괜찮지’ 생각해주면
난 유부한 사람이 되는 것이죠.

남의 관점 뿐 아니라
스스로의 시선도 나의 가난을 결정하죠.
내년엔 더 나아질 거라며
나중을 보는 사람은
미래에 부유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난 왜 이 모양이지... 하며
지금만 보는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들지 몰라요.
그래서 가난은 물질이든, 사랑이든
가진 게 부족한 사람들 곁이 아니라
가난하다고 느끼는 사람 곁에
존재하는 게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