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새로운 음식을 만들 때 마다
내 앞에 가져와 한 숟갈 내밀며
간을 보라 한다.
그러면
“음, 마침 맞구만, 맛있네!”
이것이 내가 터득한 정답이다.
물론, 때로는
좀 간간하기도 하고
좀 싱겁기도 할 때가 없지 않지만
만일 “좀 간간한 것 같은데”라면
아내가 한 입 자셔 보고나서
“뭣이 간간허여?
밥에다 자시면 딱 쓰것구만!“하신다.
만일 “좀 삼삼한디”하면
“짜면 건강에 해롭다요,
싱겁게 드시시오.“
하시니 할말이 없다
내가 얼마나 멍청한고?
아내 음식 간 맞추는 데 평생이 걸렸으니
정답은 "참 맛있네"인데
그 쉬운것도 모르고
임보 시인의 <마누라 음식 간보기> 였습니다.
음식 뿐 아니라
세상 모든 것들을
너무 내 입에만 맞추려고 하다보면
맘에 들지 않는 것만 늘어갈 뿐이죠.
싱거울 땐 반찬을 더하고
간간할 땐 밥 한술 더 뜨는 것처럼
삶을 사는 태도에도
그런 유연함이 필요하겠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