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들어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자국을 안 보이려고
온몸에 어둠을 바르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찍 들어가자
골목길 감나무에게 수고한다고 아는 체를 하고
언제나 바쁜 슈퍼집 아저씨에게도
이사 온 사람처럼 인사를 하자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아내가 부엌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듯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볼을 있는 대로 켜놓고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이상국 시인의 <오늘은 집에 일찍 가자> 였습니다.
눈과 눈이 뭉쳐 눈덩이가 되듯
말하지 않는 고민은
생각과 걱정이 뭉쳐
더 큰 고민덩어리를 만들죠.
스스로를 고민 안에 가두지 말아요.
내색 않지만
아내는, 딸은, 어머니는 가족은, 기다립니다.
고민을 털어놔주길...
혼자 버티지 말고 기대어오길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