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30 (월) 정말 그럴 때가
저녁스케치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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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라고 말을 걸어도
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노엽고 외로운 때가 있을 겁니다
내 신발 옆에 벗어놓았던 작은 신발들
내 편지봉투에 적은 수신인들의 이름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던 말소리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 있는가
아니 정말 그런 것들이 있기라도 했었는가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 잘 깎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손톱에 대하여
문득 발견한 흉터에 대하여
떨어진 단추에 대하여
빗방울에 대하여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이어령님의 <정말 그럴 때가> 라는 글이었습니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외로움을 이겨낸 사람만 있을 뿐이죠.
외로움을 고독으로 만드는 방법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드는 겁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그럴 때도 있나보다 생각하다보면
어느 날, 고독을 즐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