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9 (화) 나는 나를 지나쳐왔다
저녁스케치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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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나는 너무 서둘러 여기까지 왔다
여행자가 아닌 심부름꾼처럼

계절 속을 여유로이 걷지도 못하고
의미있는 순간을 음미하지도 못하고
만남의 진가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

나는 왜 이렇게 삶을 서둘러 멀어져 왔던가
달려가다 스스로 멈춰서지도 못하고
대지에 나무 한 그루 심지도 못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주어진 것들을 충분히 누리지도 못했던가

나는 너무 빨리 서둘러 왔다
나는 내 삶을 지나쳐 왔다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박노해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나는 나를 지나쳐왔다>



그럴 때가 있죠.
바쁘게 달려오는 동안
삶의 어딘가에, “진짜 나”를 두고 온 기분..
어디선가부터 길을 잃어버린 기분..
우리 너무 쉽게,
내가 나를 지나쳐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숨 가쁘게 달려가던 걸음을 잠시 멈춰봅니다.
그렇게 지나쳐 온 풍경들을,
외면한 사람들을,
그리고 “진짜 나”를... 찬찬히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