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0 (수)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저녁스케치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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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사는 일도 어쩌면 그렇게
덧없고 덧없는지
후두둑 눈물처럼 연보라 오동꽃들,
진다 덧없다 덧없이 진다
이를 악물어도 소용없다
모진 바람 불고 비,
밤비 내리는지 처마끝 낙숫물 소리
잎 진 저문날의 가을숲 같다
여전하다 세상은
이 산중, 아침이면 봄비를 맞은 꽃들 한창이겠다
하릴없다
지는 줄 알면서도 꽃들 피어난다
어쩌랴, 목숨 지기 전엔 이 지상에서 기다려야 할
그리움 남아 있는데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너에게, 쓴다
박남준님의 글이었습니다,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온 천지를 환하게 밝히던 꽃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피고 지는 요즘입니다.
놓아야 할 때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 지요.
우리의 마지막도 저리 아름다웠으면 좋겠어요.
가까이 있어 아끼며,
멀리 있어도 사랑하며
욕심 없이 아름답게 - 그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