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2 (금) 일기 쓰는 할아버지
저녁스케치
201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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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방에는
날짜만 있는
달력 하나 걸려있어요

날짜 밑에는
감자 심은 날
모내기 한 날
둘째네 다녀간 날
송아지 낳은 날
손 씨랑 논물 때문에 싸운 날……
일기처럼 빼곡히 적혀 있어요

6월 7일 할머니 제삿날엔
<무심한 사람>이라 적혀 있고요
10월 8일 내 생일날엔
<강생이 생일>이라고
미리 쓴 일기도 있어요

비밀 없는 할아버지 일기장 읽으면
오랜만에 할아버지 댁에 와도
할아버지 그동안 뭐하셨는지 다 알 수 있어요


김현숙님의 글이었어요, <일기 쓰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소박한 ‘달력 일기’도,
그 일기를 소중하게 담아가는 아이의 따뜻한 눈길도,
참 예쁘게 느껴집니다.
어느덧 올 한해도 삼분의 일이 지나려고 하네요.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우린 얼마만큼
소중하게 담아가고 있는지..
오늘은 달력 한번 꼼꼼히 -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