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7 (수) 삶의 무게
저녁스케치
2016.04.27
조회 619

파지 1kg 50원
신문 1kg 100원
고철 1kg 70원
구리 1kg 1400원
상자 1kg 100원
양은 1kg 800원
스텐 1kg 400원
각종 깡통 1kg 50원
-고물상 주인 백

삶이 얼마나 무거워져야 가벼워지는지 모르는
허리 굽은 이가 저울 위에 그의 전부를 올려 놓는다
먼저 무게를 다 달고 난 이가 멀찍이서
그, 저울눈을 슬쩍슬쩍 훔쳐보며 견줘보고는 배식배식 웃는다
햇빛 환한 마당에는 좀 더 무거워야 가벼워지는
삶이 순해진다.


설정환 시인의 <삶의 무게>라는 시였습니다.


분리수거물을 내놓는 날,
일주일치 택배박스를 모아서 내려갔는데
고물을 모으시는 할머니와 딱 마주쳤습니다.

할머니는 미안함과 반가움을 반씩 섞은 얼굴로
내가 때를 잘 맞춰왔다며..
이거 가져가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할머니가 끌던 리어카가 얼마나 무거워져야
할머니의 사정이 가벼워지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