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9 (금) 바닷가에 대하여
저녁스케치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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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정호승 시인의 <바닷가에 대하여>라는 시였습니다.


힘들고 복잡할 때 바다를 찾으면
위로 받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철썩이는 파도가
근심 걱정을 덜어주는 것만 같거든요.

언제든 달려갈 수 있고
언제든 쓰러져 쉴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여러분에게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