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 (금) 굿모닝
저녁스케치
201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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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저녁 퇴근해오는 아내더러 느닷없이 굿모닝! 그랬다. 아내가 웬 무식? 그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후 매일 저녁 굿모닝. 그랬다. 그러고 싶었다. 이제 아침이고 대낮이고 저녁이고 밤중이고 뭐고 수년째 굿모닝, 그런다. 한술 더 떠 아내의 생일에도 결혼기념일에도 여행을 떠나거나 돌아올 때도 예외없이 굿모닝, 그런다.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수고했다 보고 싶었다 축하한다 해야 할 때도 고저장단을 맞춰 굿모닝, 그런다. 꽃바구니라도 안겨주는 것처럼 굿모닝, 그런다. 그런데 이거 너무 가벼운가, 아내가 눈 흘리거나 말거나 굿모닝, 그런다. 그 무슨 화두가 요런 잔재미보다 더 기쁘냐, 깊으냐. 마음은 통신용 비둘기처럼 잘 날아간다. 나의 애완 개그, ‘굿모닝’도 훈련되고 진화하는 것 같다. 말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고 민망하고 시끄러운 경우도 종종 있다. 엑기스, 혹은 통폐합이라는 게 참 편리하고 영양가도 높구나 싶다. 종합비타민 같다. 일체형 가전제품처럼 다기능으로 다 통한다. 아내도 요즘 내게 굿모닝, 그런다. 나도 웃으며 웬 무식? 그런다. 지난 시절은 전부 호미자루처럼, 노루꼬리처럼 짤막짤막했다. 바로 지금 눈앞의 당신, 나는 자주 굿모닝! 그런다.

문인수 시인의 <굿모닝>이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안녕을 묻는 순간,
사람 사이엔 작은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헤어질 때도
만났을 때와 똑같이
안녕이란 말을 건네는 건
어렵게 만든 이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겠죠.
매일 반복하는 인사가 듣기 좋은 건
아직은 우리가 서로에게
유효한 사람들이란 걸 의미하기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