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을 가다 차를 멈추었다
백발의 노인이 길을 건너고 있었다
노인은 초조한 기색이 없었다
나무의 뿌리가 뻗어나가는 속도만큼
천천히 건너갈 뿐 이었다
그러다 노인은 내 쪽을 한 번 보더니
굴러가는 큰 바퀴의 움직임을 본떠
팔을 내지르는 시늉을 한다
노인의 걸음이 빨라지지는 않았다
눈이 다시 마주쳤을 때
우리는 가볍게 웃었다
문태준 시인의 <우리는 가볍게 웃었다> 였습니다.
변수가 많은 도로 위에서
운전자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화를 낸다고 해결되는 건 없죠.
이럴 땐 웃어버리세요.
미소가 당장 문제를 해결하진 못해도
상황을 달리 볼 수 있는 여유를 주고
배려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