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1 (수) 밥 먹었니?
저녁스케치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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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수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말
-밥 먹었니?
달이 가고 해가 가도 바뀌지 않는 그 말 한 마디

새털처럼 가벼우면서 무게를 지니고
더없이 잔잔하면서 순간 파문인
-밥 먹었니?

먹었다고 대답해도
먹긴 무얼 먹었겠냐 끼니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어라
그렇게 똑같은 당부를, 그렇게 오래,

환한 햇살이기도
젖어오는 빗물이기도 한
그 말,

다른 것 하나 묻지 않으면서
사는 일을 다 물어오는
-밥 먹었니?

황미라 시인의 <밥 먹었니?>이라는 시였습니다.


엄마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자식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고합니다.
내내 이름 석자로 불렸을 여자가
아이가 태어나고
누구 엄마로 불리는 순간부터
엄마는 맛있는 밥을 앞에 두고도
당신의 입으로 편히 넣어본 적이 없습니다.
밥 먹었냐...
어릴 땐 잔소리 같던 말이
이젠 안쓰럽게 느껴지는 건
그게 엄마의 사랑이란 걸 알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