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5 (화) 나무 학교
저녁스케치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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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 놓을 때
사랑한다!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문정희 시인의 <나무 학교>란 글이었습니다.



나이는
더해진 숫자에 있지 않고
더해진 나이테만큼 깊어진 내면에 있다고 -
오래된 나무가
온 몸으로 말해주는 듯 합니다.
더 깊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자고,
오늘도 나무 학교에서
푸른 다짐 하나 -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