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9 (토)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저녁스케치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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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소리 없이 피어
몸이 몹시 시끄러운 이런 봄날에는
문 닫아걸고 아침도 안 먹고 누워있겠네

한 그리움이 더 큰 그리움을 낳게 되고...
그런 그리움을 누워서 낳아보고 앉아서 낳아보다가
마침내는 울어버리겠네 소식 끊어진 H을 생각하며
그러다가 오늘의 그리움을 어제의 그리움으로 바꾸어보고
어제의 그리움을 땅이 일어나도록 꺼내겠네 저 벚꽃처럼

아름답게 꺼낼 수 없다면
머리를 쥐어뜯어 꽃잎처럼 바람에 흩뿌리겠네
뿌리다가 창가로 보내겠네

꽃이 소리 없이 사라질까 봐
세상이 몹시 성가신 이런 봄날에는
냉장고라도 보듬고 난 그녀에게 편지를 쓰겠네
저 벚나무의 그리움으로




김영남님의 글이었습니다,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벚꽃은 소리 없이 피고 지는데
우리 마음은
쉴 틈 없이 일렁이고, 또 일렁입니다.
아득한 첫사랑의 추억,
먼 곳에의 그리움,
한순간 피고 지는 것들의 찬란함,
지는 봄날의 애틋함까지..
저 벚꽃의 그리움에 담아 띄워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