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6 (토) 어떤 귀로
저녁스케치
201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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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서릿길을 밟으며
어머니는 장사를 나가셨다가
촉촉한 밤이슬에 젖으며
우리들 머리맡으로 돌아오셨다.
선반에 꿀단지가 채워져 있기는커녕
먼지만 부옇게 쌓여 있는데,
빚으로도 못 갚는 땟국물 같은 어린것들이
방 안에 제멋대로 뒹굴어져 자는데,
보는 이 없는 것,
알아주는 이 없는 것,
이마 위에 이고 온
별빛을 풀어 놓는다.
소매에 묻히고 온
달빛을 털어 놓는다.
박재삼님의 글이었습니다, <어떤 귀로>
볼 거 없고
알아줄 건 더 없는 남루한 삷이라도.
그 끝자락 -
서로 기댈 가족이 있기에
우리 또, 힘을 내봅니다.
어린 것들의 걱정 없는 숨소리에,
이불 끌어 어깨 덮어주는, 무심한 듯 다정한 손길에..
고단한 하루가 따뜻하게 저물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