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7 (목) 손톱
저녁스케치
2016.03.17
조회 377




웬지 심란한 날은
손톱을 깎는다.
우리 살아가는 애처로운 일상이
때때로 잘려나가듯
달아나는 손톱을 본다.

어렵고 어려워라
일마다 이리도 어려울까
순리도 원칙도 한순간에 밀려나고
분김에 손톱을 뜯어도 역으로만 가는 세상.

등 뒤에 그늘을 숨기고
덤덤히 서 있을 때
어찌 견디나 손톱이나 깎지.
톡톡톡 잘려나가고
무심찮게 자라도록……



강세화님의 <손톱>이란 글이었습니다.



기댈 곳 없이 하나 마음 시린 날.
그래도 마지막 기댈 온기가 있다면
‘세월’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약속...
톡톡, 손톱 잘라낸 자리,
어느새 새로운 손톱이 돋아나듯,
톡톡, 근심도, 걱정도, 후회도..
세월의 위로로 잘라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