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1 (월) 햇빛이 말을 걸다
저녁스케치
201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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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권대웅님의 글이었습니다. <햇빛이 말을 걸다 >
오늘 참 화창했는데..
어떻게, 햇빛이 걸어오는 이야기들,
여러분도 들으셨는지요? ^^
아직 못 들으셨다면.. 이제라도 귀기울여보세요.
분명 “봄이야”..
우리 안에 푸른 귀 여는,
햇살의 소리를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