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9 (금) 첫 봄나물
저녁스케치
2016.02.19
조회 542



얼어붙었던 흙이 풀리는 이월 중순
양지바른 비탈언덕에 눈뜨는 생명 있다
아직도 메마른 잔디 사이로
하얀색 조그만 꽃을 피운 냉이와
다닥다닥 노란색 꽃을 피운 꽃다지와
자주색 동그란 꽃을 층층이 매단 광대나물
저 작은 봄나물들이 첫봄으로 푸르다
저 작은 것들이 지난 가을 싹을 틔워
몇 장의 작은 잎으로 땅에 찰싹 붙어
그 모진 삭풍의 겨울을 살아 넘기고
저렇듯 제일 먼저 봄볕을 끌어 모은다
저렇듯 제일 먼저 봄처녀 설레게 한다
냉이 꽃다지 광대나물, 그 크기 워낙 작지만
세상의 하많은 것들이 제 큰 키를 꺾여도
작아서 큰 노여움으로 겨울을 딛고
이 땅의 첫봄을 가져오는 위대함의 뿌리들


고재종님의 <첫 봄나물>이란 글이었습니다.



오늘은 강물이 녹아 흐른다는 우수.
꽁꽁 언 얼음 아래로 졸졸 시냇물이 흐르듯
언 땅을 뚫고 수줍은 냉이가 푸른 향기를 피어 올리듯
봄은 언제나
작은 것들로부터 옵니다.
마음의 빗장도 조금 - 열어보시죠.
그 안으로 이른 봄이 흘러올 수 있게...